최근 보도되는 뉴스를 통해 가정 내 발생한 아동학대 관련 기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명 ‘사랑의 매’라고 불리는 가정 내 체벌이 훈육의 목적을 벗어나 아동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근무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 접수 후 부모를 만나게 될 경우 ‘내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때렸다’ 혹은 ‘부모가 자식을 체벌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사랑으로 시작하게 된 체벌이 결국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다면 ‘사랑의 매’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발행한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학대 행위자의 76.9%는 부모이며, 발견 장소는 80.3%가 가정이다. 또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24,604건 중 10.3%에 해당하는 2,543건이 재학대로 신고되는 상황이다.

대부분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로 부모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부모는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 잘못한 점을 짚어주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기보다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체벌이나 폭언 및 욕설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아이든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훈육이 필요하지만 올바른 양육기술과 방법이 정립되지 못한 부모의 훈육 태도로 인해 본래 목적과 달리 자녀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

지난 5월,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에 따른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편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본래 민관기관에서 수행하던 아동학대 조사업무를 각 시군구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하여 아동학대 대응체계에 대한 공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동보호체계 변화에 따라 전국 68개(2019년 12월 기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사례관리 전담기관으로 전환된다. 과거 아동학대 조사와 사례관리를 동시에 수행했을 때와 비교해 학대 피해 아동 및 가정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에 대한 전문적 사례관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경우, 굿네이버스에서 2016년에 개발한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를 통해 체계화되고 표준화된 사례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에 대한 효과성 연구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받은 아동의 재학대율은 서비스를 제공받지 않은 아동에 비해 절반이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 학대 판단 후 원가정 내에서 보호되고 있는 아동에 대한 아동학대 발생률이 감소하고 가족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가 학대 피해 아동과 가정에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편에 따른 아동보호체계의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아이와 가정에 웃음이 끊이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비롯한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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