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주무관 정두영

인도의 한 청년은 법학 대학에서 공부를 한 후 변호사가 되어 안락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기차를 타고 조국을 떠난다. 그는 1등석 기차표를 가졌지만 3등석으로 쫓겨났고, 유럽인들에게 마차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부에게 구타당한다. 엘리트였던 그는 타국에서 느낀 차별과 설움을 통해 인도인들이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1894년 그는 인도인이라는 이유로 참정권을 박탈하려는 영국의회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그는 편하고 안락한 변호사의 자리를 버리고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 평화투쟁을 시작한다. 마하트마 간디의 이야기이다.

1913년 영국 런던 남부에서는 경마대회 중 에밀리 데이비슨이라는 여성이 달리는 경주마들 앞에 몸을 던진다. 당시 영국 의회에서는 여성의 참정권을 지속적으로 막고 있었고 연이어 그 법안을 부결했다. 그래서 그 부당함에 대항하기 위해 자신의 옷에 “여성에게도 참정권을!”이라는 메모를 쓴 채 달리는 말들 속으로 달려든 것이다. 이후 그녀의 장례식은 투쟁의 장이 되어 영국을 흔들고, 그 불씨가 꺼지지 않은 채 지속적인 운동이 일어났으며, 마침내 여성도 투표할 수 있도록 세상이 바뀌게 되었다.

1955년 12월 1일 미국의 흑인 재봉사였던 로자팍스는 버스를 탔다. 그 당시 미국 서부에서 흑인은 버스의 뒷자리에만 앉아야했고, 백인이 앞에 서면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법이 있었다. 그녀는 인종을 차별하는 불공평한 법에 맞서기로 결심했다. 피부가 하얗고 당당한 백인들 앞에서 흑인이기에 받아야 했던 설움과 손가락질을 거부하여 용기를 낸 것이다. 그녀는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 양보를 하지 않은 죄목”으로 감옥에 간다. 그 때 단지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흑인은 백인들의 차별을 받아왔지만, 결국 그 법안은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하고, 국민들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신념과 용기를 가진 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강력하고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나라를 사랑하고 자국민들을 아꼈던 간디, 여성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며 생명을 내놓은 에밀리, 불평등한 사회에서 수치심을 거부해낸 로자팍스가 처음부터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행동했을까. 그들은 자신 안의 용기, 바로 거인을 깨운 것뿐이다. 비록 외형적으로 그들이 작고 초라해 보였을지라도, 용기는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세상까지 밝게 비추는 힘이 있다.

올해부터 18세 교복 입은 학생들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정책선거를 위해 나랏일에 동참하고, 씨앗을 뿌리며, 새싹을 함께 키우는 어엿한 유권자다. 진지하게 후보자의 공약을 살펴보고 투표한 뒤, 투표소에서 꽃처럼 예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화창한 봄날, 벚꽃 핀 하늘에 날아다니는 꽃송이들처럼 말이다.

소중한 참정권, 누군가는 생명을 바쳐 얻어낸 투표할 권리, 부조리와 불평등을 거부한 자들의 고통이 이끌어낸 삶의 가치를 생각한다. 그리고 투표소에 들어갈 18세 친구들은 자신 안에 숨어 있는 거인을 찾아내보면 어떨까. 물론 세계를 보는 통찰력과 높은 삶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투표는 그대 안에 잠들어 있던 거인을 흔들어 깨우는 첫걸음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 2002년 4월 16일 이전 출생자(4월 16일 포함)는 만18세인 유권자로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정책선거를 위해 후보자의 공약을 확인 하세요.


부여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주무관 정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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