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칼럼리스트 오세주

책을 보다가 잠시 멈추었다. 매일 독서를 통해 하루를 설계한다. 오늘은 해맑은 동심으로 하늘을 보았다. 어찌 그리도 하늘이 맑을까?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비가 온 뒤로 하늘이 온통 파아란 수채화 그림이다. 청소년들도 하늘을 올려 볼까? 생각하다가 문뜩, 살아가는 감성들이 행복이 아닐까 여겨본다. 동시집에서 시 한편을 본다.

엄마를 구하다 / 곽해룡

"학교 다녀왔습니다!"
"그래."
연속극에 붙들린 엄마
방에서 나와 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급식 때 내가 좋아하는 자장밥 나왔어요!"
"그래."
"우리 반 미혜가 전학 갔어요!"
"그래, 알았으니까 숙제나 해라."
연속극에 손발 다 묶인 엄마
대답만 새어 나온다
 

"영어 시험 백 점 받았어요!"
"어디보자, 우리 아들! "
엄마가 뛰쳐나온다
연속극에 붙들린 우리 엄마
드디어 구해 냈다
 

위 동시는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맛의 거리에 나온 동시이다. 필자도 동시인이기에 시를 보며 즐겁게 보았다. 이 시를 보며 청소년들을 떠올려 본다. 물론, 동시는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써 내려간다. 하지만, 적용 부분에서는 누구나 가능하다. 과연 우리 청소년들이 얼마나 부모와 깊은 대화를 나눌까? 집에서 보여지는 부모와 사귐이 어쩌면 청소년들 정서를 가장 끌어 올려주는지도 모른다.

행복이란, 특별한 부분이 아니다. 그저 웃고 대화하고 서로 공감대를 나누는 일상이다. 위 동시에서 보듯, 엄마의 관심은 오로지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속극이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가져 온 달콤한 성적에 반응할 뿐, 자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피상적인 관심보다 깊은 내면을 요구하는데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고달픈 단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자녀들을 방치하면 안 된다. 가족 간의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힘과 원동력을 위해서 노력을 기울인다. 몸이 아프면 비타민을 복용하고 약을 처방받는다. 취미 생활도 하고 운동도 한다. 뮤지컬이나 영화도 자주 본다.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즐긴다. 카톡이나 카스나 밴드 활동을 통해 자신의 만족을 채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정서가 필요하고 관심이 필요한 어린이들이나 우리 청소년들을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얼마나 친절하게 자녀들을 대할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청소년들의 심리는 극도로 예민해져 가고 있다. 각종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물론, 학업에 대한 부담감, 교우 관계에 대한 고민들, 진로 고민, 이성간의 문제 등등 청소년 시기에 있어 사회로 부터 가정으로부터 관심을 받아야 함에도 우리 사회가 부족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매일처럼 혼자 고민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이 얼마나 고민했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

현욱이는 외롭다. 혼자라는 생각을 한다. 또래들도 있지만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어려서부터 정서적인 면이 부족하지만, 당당하게 어울리고 싶다. 도서관도 찾아다니면서 책을 읽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나름 노력하면서 살아간다. 그렇지만,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다가서지만, 모든 이들에게 웃는 것은 아니다.

현욱이는 어울리고 싶어 한다. 혼자라는 생각을 할 때 적응력이 떨어진다. 우리 사회가 올바른 문화와 환경을 통해 청소년들을 배려하고 이끌어야 한다. 그러기에 현욱이는 힘들다. 이곳저곳 적응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아니 스스로가 포기했다. 그런 현욱이가 최근에 웃음을 찾았다. 적극적이다. 독서에 흥미를 갖고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으면서 그의 성격이 달라졌다. 자신감도 상승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세웠다. 장래희망도 생기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웃지 않고 찡그리던 그가 세상을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에 대한 그리움도 생기고 친구들에 대한 소중함도 알아간다. 방치라는 개념도 어울린 듯 한 그가 이제는 온전한 청소년으로 성장했다.

독서는 세상을 바꾸고 인간을 바꾼다. 미래를 열어가는 지름길! 바로 독서다. 현욱이 삶에 도전이라는 자신감을 키워준 것도 독서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실감케 한 장르도 독서다.

청소년 심리는 중요하다. 주위에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동시로 열어가는 세상도 필요하다. 희망의 시간들, 어쩌면 글을 통해 만나는 심리놀이 이다. 누구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기본적인 독서는 충분한 휴식을 제공한다.

동시와 체험으로 하루를 시작하자. 필자도 어릴 때 동시를 보며 자랐다. 나이가 들어도 동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행복을 그릴 때 원을 그리고 자연을 노래할 때 마음을 그린다. 하루를 감사하고 음악을 통해 흥얼거림도 있다. 독서는 그래서 가장 좋은 휴식처이다.

청소년들의 심리를 치료하고 어울림 장을 마련하는 자세로 받아주고 안아주는 청소년 지킴이들이 되어보자.

▶ 다음호에 계속...

[ 프 로 필 ]
● 오세주
● 문학활동
     - 2010년 한맥문학(월간)
     - 2010년 시사문단(월간)
     - 시인, 동시작가 등단.

● 경력
     -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 이천문인협회 사무차장
     - 건국대 통합논술지도사
     - 실용글쓰기 사단법인 강사
     - 독서지도사, 논술지도사, 독서 토론지도사
     -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수상(문화부문)
     - 교육부장관상수상(독서부문)
     - 이천시장상 수상(독서)
     - 건국대 총장상 수상(공로)
     - 경기문학지외 다수 문집 기고중
     - 다솔문학 초록물결 동인지
     - 이천저널신문사 독서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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