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리지 단잡기 재현 장면 (사진 부여군 제공)

여러 전통 민속행사가 점차 사라져 가는 지금, 백제 말부터 전해 내려오는 민속행사의 전통을 계승해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 있다. 바로 충남 부여군 은산면 내지리이다.

은산면 내지리 마을 주민들은 사라져가는 단잡기 행사의 보존과 계승 나아가 발전을 위해 지난 13일 정하복(내지리 단잡기 보존회장)을 비롯한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잡기 공개행사를 열었다.

▲ 내리지 단잡기 재현 장면 (사진 부여군 제공)

단잡기는 행사는 크게 4가지의 행사로 진행된다. 우선 두목광솔단, 백단, 녹두단 등 12단의 귀신을 의미하는 단기를 만들고, ‘오곡걸립’(다섯집에서 한가지 곡식만을 얻어오는 행사)을 통해 모은 곡식으로 오곡밥을 지으며 시작된다.

이어 당상관(악한기운이나 잡귀잡신에 의해 발생한 단을 쫓아내는 힘을 지닌 사람)은 12단의 단귀에게 오곡밥을 먹이는 ‘단잡기 행사’를 진행한다. 12개의 단귀에게 오곡밥을 먹이는 것은 단기에 오곡밥을 싸는 것으로 표현한다.

▲ 내리지 단잡기 재현 장면 (사진 부여군 제공)

다음으로 단기에 싼 오곡밥을 항아리에 넣고 그 항아리를 땅에 묻는다. 그 위에 불을 피우고 소금을 뿌려 잡귀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도록 액풀이하는 ‘단보내기 행사’가 이어진다.

단보내기가 끝난 후에는 환자의 집으로 가 환자를 축원하며 신명나게 풍장을 치고 춤을 추는 ‘뒤풀이’로 모든 단잡기 행사는 마무리된다.

▲ 내리지 단잡기 재현 장면 (사진 부여군 제공)

내지리 단잡기 행사는 다른 지역의 단잡기 행사가 점차 사라져 가는 가운데서도 단을 잡고 마을의 무병을 기원하며, 마을 주민 간의 결속을 다지는 행사로 승화됐다.

이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제36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매년 재현행사를 개최해 현재 23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2000년도에는 충청남도 무형문화제 2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부여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