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칼럼리스트 오세주

청소년들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일은 최고의 만찬을 즐기는 모습처럼 아름답다. 자연을 노래하며 시골에서 살았던 필자는 동심의 세계로 요즘도 가끔 돌아가곤 한다. 청소년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면서 가장 느끼는 것은 동심이 사라져 버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순수한 어린이처럼 독서도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을 받아들이든지 혼자 보다는 공동으로 배려하고 순종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매주마다 효진이는 선생님을 찾는다. 기다려 진다나요! 아침에 일어나면 어느새 독서를 노래 부른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인데, 독서에 "독"자도 모르던 아이가 달라졌다. 매일처럼 다가와 책을 읽는다. 그것도 아주 감칠 맛 있게 읽어 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제, 자기 일을 척척 해 나가는 효진이가 자랑스럽다.

매주마다 인물과 역사를 독서로 이야기한다. 독서지도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하나다.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인성을 강조한다. 창의력 있는 아이들로 성장 하려면 무엇보다도 " 왜, 내가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성이 올바로 서 있지 않는 아이들은 아무리 독서를 해도 소용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독서 친구들은 인성을 중요시한다. 효진이는 독서를 시작한지 몆개월 밖에 안 된다. 다른 아이들처럼 수년이 되지도 않았지만, 이제 선생님과 척 하면 통한다. 그만큼 독서 알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눈이 내리던 날, 효진이는 독서 지도를 왔다. 이천에 첫 눈이 내렸던 그 순간을 기억한 모양이다.

"선생님, 지난번 눈이 하얀 드레스처럼 보여요."
"그래, 너 그때 눈을 자세히 보았니?"
"네, 눈이 꼭, 엄마 사랑처럼 보였어요, 포근하구요."
"아, 그랬구나! 기특하네."

효진이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독서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평범한 일상에 눈이 아니라, 무언가 써 내려가고 싶은 눈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에도 다르다. 평이하게 그린다기 보다는 좀더, 세밀하게 표현하고 아이들 감성에 맞게 색을 연출한다. 기본적인 색의 요소를 알고 있는 효진이다. 독서 지도를 하면서 질문을 받는다. 아이들이 질문하는 대부분의 요소는 책에 나오는 스토리 위주이다. 하지만, 효진이는 책에 나오는 "현상"들을 질문한다.

"선생님, 왜, 우주가 있나요?"
"고흐는 해바라기 꽃을 왜, 그렸을까요?"
"피카소가 입체파인데 입체파가 무엇인가요?"
"석주명이 나비박사라고 하는데, 나비들은 하늘을 날으며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첨성대를 만들었던 선덕여왕은 신라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했을까요? "

효진이는 질문을 생각하는 아이다. 표정을 보더라도 깊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첨성대를 보더라도 첨성대를 건립할 때, 들어갔던 벽돌이 365개란 사실도 1년이 365일 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선덕여왕의 지혜와 천문에 관한 당시, 관심도를 보여준다.

독서 시간에 아이들은 여러 가지 모습을 떠올린다. 우주도 떠올리고 자연과 사물도 떠올린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사건과 행사들도 떠올린다. 인물 속에서 주장하는 선과 악, 교훈들, 배움길, 미래제시 등을 떠올린다. 이순신 업적에서 거북선 모습을 통한 백성 사랑과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떠올린다. 빌게이츠 모습에서 ‘사회란 무엇일까, 도움이란 무엇일까,’를 떠올린다. 최영 장군 모습에서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견금여석]의 '사회 부조리와 타협하지 마라'는 교훈을 떠올린다.

단순하게 독서가 주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들이 배우는 독서는 큰 희망을 품고 있다. 미래 가치가 얼마나 크고 위대한 지를 배워나간다. 마음으로 이해하며 쓰고, 다듬고, 그리고, 적용해 나가는 활동이다.

효진이와 고흐 수업을 했다. 네덜란드 화가인 고흐다. 처음 접하는 고흐라 효진이도 누굴까? 생각한 모양이다. 집에서 리딩을 많이 해 왔다. 고흐에 대해 척척 말한다. 화가이기에 그림을 좋아 한 효진이도 신이 났다. 독서로 다가온 고흐가 마냥 신기하게 보인다고 했다. 고흐를 소개하면서 색에 대해 이야기 한다.

"효진아, 무슨 색깔을 좋아해"
"선생님, 저는 고흐가 좋아한 노란색 좋아해요."
"그래, 고흐는 왜, 노란색을 좋아했을까?"
"그건~ 묘지에서 좋아했다고 하던데요."
"센스가 있는데, 효진아! "

효진이와 대화를 통해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흔히 독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독서는 누가 하라고 해서 되는 영역은 분명,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어른들 스스로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필수적인 요소다.

그 나라가 발전하고 세워지기 위해서는 독서가 밑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기본적인 정서가 따르지 않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 수동적인 사고는 언제나 수동적인 일을 고집하지만, 능동적인 일을 계획하는 사람은 언제나 능동적인 성과를 얻게 된다. 세상 이치도 그리할진대 독서는 얼마나 중요할까?

효진이는 호기심이 많다. 에디슨도 호기심이 많았다. 무엇이든 궁금하면 물어본다. 역사를 배울 때도 인물을 배울 때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매주마다 먼 곳에서 차로 달려오는 효진이가 자랑스럽다. 추워도 한번도 내색하지 않는다. 꾸준하게 그림을 그리며 인물을 생각한다. 성실함도 지녔다. 말하지 않아도 이제는 할수있다는 자부심이 보인다.

그것은 독서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 결과이다. 흥미가 붙어버린 것이다. 딱딱한 암기식 공부가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매일처럼 격려와 칭찬을 듣는 독서시간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자기를 소개하고 만들고 창의적인 활동들을 하면서 하나하나 꿈을 만들어 간다.

독서는 청소년들에게 경쟁력이 심어준다. 누구나 시작하면 큰 동선을 그리게 된다. 문제는 시도 하지도 않는다는데 있다. 청소년들의 심리도 그렇다. 동기 부여로 시작하는 독서가 아니라, 스스로 해야 만 하는 독서로 바뀌고 있다. 아이들처럼 습관을 가지고 청소년 문화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앞서 소개한 효진이처럼, 궁금함을 질문과 독서로 찾아야 한다.

물론, 정신적인 치료와 더불어 신체적인 구조도 치료된다. 생각이 인간의 기능을 바꾸기 때문에 가능하다. 꾸준하게 습관을 잡으면 독서가 길을 보인다. 미래를 열어가는 청소년들이기에 과정의 독서라 할지라도 우리는 응원을 보내야 한다. 독서는 샘솟는 기쁨이요, 행복을 키우는 보석이기 때문이다.

▶ 다음호에 계속...

[ 프 로 필 ]
● 오세주
● 문학활동
     - 2010년 한맥문학(월간)
     - 2010년 시사문단(월간)
     - 시인, 동시작가 등단.

● 경력
     -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 이천문인협회 사무차장
     - 건국대 통합논술지도사
     - 실용글쓰기 사단법인 강사
     - 독서지도사, 논술지도사, 독서 토론지도사
     -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수상(문화부문)
     - 교육부장관상수상(독서부문)
     - 이천시장상 수상(독서)
     - 건국대 총장상 수상(공로)
     - 경기문학지외 다수 문집 기고중
     - 다솔문학 초록물결 동인지
     - 이천저널신문사 독서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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